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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영화, <카모메 식당> 왜 그 시절 어른들이 이 영화를 그렇게 좋아했는지 알겠다.
    취미/리뷰 2021. 5. 1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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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에 개봉한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
    2002년쯤부터 일본영화의 극장 개봉이 많아지면서 일본 영화 붐이 불었다. 극장가에서, 아마도, 왜냐면 일본 영화가 한편쯤은 꼭 있었으니까, 독립영화관이라고 부르는 작은 영화관에서 일본 영화를 상영해주었다. 종로에 영화관이 특히 많았는데 중앙시네마/스펀지하우스 시네큐브 아트 모모 상상마당 등등 그 붐을 따라가는지 CGV에서도 이러한 영화들을 상영하는 특별한 상영관을 만들기도 했다.(이름이 기억이 안 나는구먼)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일본에 살고 있어서 그런지 일본 영화에 대해 크게 생각이 없다.
     
    그냥 어느때와 같이 밥 먹기 전에 넷플릭스를 틀고 뭘 볼까 고르다가 얻어걸린 카모메 식당을 다시 보면서 그 시절 왜 그렇게 이런 유의 힐링 영화들이 인기가 있는지 이해가 갔다. 그러고 보니 그 시절뿐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기도...
     
    카모메 식당을 보고있자니, 요즘은 인스타용이라고 불리는 화려하고 반짝이는 그런 밥집&카페 등이 생겨나는 핫플레이스가 생기기 전, 이런 카모메 식당류의 컨셉이 많았던 것 같다.
    (꼭, "소박" 이라는 단어가 어딘가에 들어감ㅋㅋ)
     
    왜 그 시절 어른들이 이 영화류를 좋아했을까, 내가 그 시절 어른이라고 말하는 나이가 되어보니 쬐금 알겠다.
     
    외딴 나라에서 혼자 식당을 운영하는 사치에 꾀나 깔끔하고 좋은 식당주인
     
    그냥 지구본을 돌려서 찍은 나라로 무작정 무기한 여행 온 미도리
     
    가방을 잃어버려도, 옷은 사입으면 되고, 가고 싶은 곳에 보러 가면 되는 자유로운 마사코
     
    큰 걱정없는 여유와 자유, 느릿느릿한 생활,
     
     
    아무도 나를 모르는 외국에서 지내면서
    같은 나라 사람이라는 것 외에, 나와 아무런 연고가 없고,
    서로 깊게 알려하지도 않는 말동무가 있는 생활
    선택된 외로움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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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당시에 나는 어렸고 그냥 유행처럼 흘러들어오는 일본 영화를 봤더랬다. 음악은 펑크락을 들었으면서 잔잔바리 영화를 즐겨봤다. 약간 멋으로ㅋㅋ한창 힐링 주제의 것들이 쏟아져 나올 때도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 잔잔하기 그지없어서, 근데 나이 탓을 하기 싫은데 나이를 먹고 나니 고요하고 잔잔하고 도란도란한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생활소음이 편안하다. 다시 본 카모메 식당은 참 분위기 편안한 영화였다. 반면에 불편한 마음도 들었다. 이것은 내가 일본에 거주하면서 생긴 반감일지도 모르겠다. 아닌 듯 보여주는 일뽕에 찬 일본 것들을 마주하면 기분이 묘하게 꽁깃해지는 감정. 자국민이 내 나라 선전하는 게 뭐가 문제냐 그걸 보고 욕하는 네가 또라이다. 라고 나도 생각하지만. 나도 국뽕가득찬 미디어를 좋아하지만 그렇지만...! 
    그냥 그때는 못 느끼고 마냥 좋아보였던 아~ 오니기리! 아~ 이랏샤이! 아~ 콘니치와! 아~가챠만!!! 이것들이 왜 이렇게 우숩지 나는 일본에 살면서 자유와 여유와 일본의 씁슬한 맛을 함께 알아버렸다. 어쩌면 이 씁쓸함은 그저 고독한 외국살이 노동자의 일상의 맛일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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